대한민국 No.1 부모교육 전문가, 임영주와의 인터뷰
부모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 30년 가까이 부모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부모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온 임영주 박사. 그는 "부모 역할은 위대하지만,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부모교육연구소 운영, 전국 강연, 수십 권의 저서, 방송 출연까지. 그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많은 부모들이 위로받고, 새로운 육아의 길을 찾고 있다. 이번 퀸인터뷰에서는 ▲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육아의 핵심 원칙 ▲ 현실적인 육아 고민 해결법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방법 등을 깊이 있게 나누었다.
Q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부모교육과 육아 분야에서 부모님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입니다. ‘부모의 말습관’, ‘아이와 대화하는 법’, ‘자존감’, ‘멘탈’, ‘아빠육아’, ‘황혼육아’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아이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을 연구하고 강연하고 있어요. 부모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상담도 하고 전국 곳곳의 강연장에서 부모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Q “30년 가까이 부모교육 활동을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상담한 부모님이 몇 명이나 되실까요?”
A 글쎄요(웃음). 세보지는 않았지만 수없이 라는 말처첨 셀 수 없을만큼 많은 부모님들과 상담했는데요. 어떤 분들은 ‘작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됐다’고 고민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나?’ 하며 놀라기도 하시죠.
저는 이런 상담과 현장 사례들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기록·연구해서, 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생생한 육아 실천 사례로 응용할 수 있으시도록 메신저 역할을 하는 거죠.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영상 콘텐츠도 만들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이라는 책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육아법을 전하고 있습니다.
Q 그 많은 상담과 강연을 하시면서, 언제나 일관되게 전해오시는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A 한마디로 정리하면 ‘부모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는 겁니다. 모든 게 부모 책임은 아니에요.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전부예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져.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 부모가 소리치고 윽박지르거나 무시해버리면 해결이 안 돼요.
아이 입장에서 ‘왜 이런 행동을 할까?’를 생각해 보고, 진심을 담은 말투와 어휘를 선택해서 접근하면, 아이가 놀라울 정도로 태도를 달리하죠. 결국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거든요. 보고, 느끼고 배우는 거예요.
Q “그럼 ‘부모가 먼저 바뀌는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예컨대 세 가지만 꼽아주신다면?
A 제 신작 <부모의 품격>에도 나오는 말인데요.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기가 먼저입니다. 내가 싫은 건 아이에게도 하지 말자, 이게 기본이고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이라는 공자 말씀도 있죠. 이 말의 엣센스는 인격체로 대하자는 겁니다.
둘째, 후생가외(後生可畏)예요. 논어에 나오는 말이죠. “나보다 뒤에 태어난 이들이 두렵다”. 어린아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계한 말입니다. ‘부모가 지금 함부로 한 말과 행동을, 아이가 성인이 된 뒤 곱씹을 수도 있다’는 경구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 말을 마음 속에 새기면,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대하지 않죠. 저는 이걸 ‘후생가외 육아법’이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낙지자 육아법’이에요. 지지자 호지자 낙지자란 말이 있어요. 즐기는 자를 따라올 수 없다는 명언이죠. 무엇보다 아이 앞에서 ‘내가, 부부가 즐거워야’ 한다는 거죠. 즐기는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는 낙지자(樂之者)라는 말처럼, 육아를 의무가 아닌 즐거움으로 접근하면 부모도 덜 지치고, 아이도 ‘아,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하고 느낍니다.”
Q 참 좋은 말씀이지만...막상 실천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A 그렇죠. 쉽지 않아요. 부모 역할은 위대하잖아요. 위대한 일을 해내는 건 결코 쉽지 않죠. 그래서 한걸음 한걸음 대디뎌야 해요. 그러다 보면 부모도 근사해지죠. 저는 특히 말습관을 강조하는데요. 말투 하나 바꾸어도 아이가 ‘어, 엄마아빠가 나를 존중해 주네?’라고 느끼고 그러면 아이 태도가 달라져요. 평생 하는 말, 아이 키우면서 더 좋은 말습관 가진다면 부모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멋진 삶을 사는 거죠. 그래서 아이 키우면서 부모도 진정한 어른이 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한다고 하는 거예요. 쉽지 않지만 그래서 더 보람 있다고...선배엄마로서의 마음 전달합니다.
Q. 지금부터 부모님이 궁금해하시는 몇 가지 질문을 뽑아서 이야기 나눠볼게요. 아이도 엄마도 지치는 게 잔소리인데요. ‘잔소리’를 줄이는 말습관이 있을까요?
A. 잔소리가 반복되는 이유는, 부모가 아이에게 뭔가를 ‘단번에’ 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에요. ‘얼른 씻어라’, ‘공부해라’, ‘정리해라’ 식으로 몇 가지 명령이 계속 쏟아지면 아이는 지레 지치죠. 이때 방법은 아이에게 선택지를 주되 ‘울타리’를 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9시까지 씻으면, 네가 원하는 만화책을 볼 수 있어. 하지만 9시 넘기면 볼 수 없어.’ 이렇게 울타리를 치고, 결정을 아이에게 맡기면 잔소리 대신 ‘약속’으로 통제할 수 있어요. 또는 ‘너 지금 공부 안 하면 어떡해?!’라고 다그치기보다, “30분 후에 네가 숙제했는지 확인하면 될까.” 하며 아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결정권도 줘 보세요.” 울타리를 쳐준다는 건, 경계를 알려주는 거예요. 큰 틀에서 아이가 자율을 경험하게 하는 거죠. 허용과 경계의 이중주가 아름다운 성장을 하게 합니다.
Q 두 번째 질문인데요, 아이가 감정적으로 울고불고할 때 부모님도 함께 소리를 치거나 욱해서 결국 후회만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정말 많은 분들이 겪는 일이죠. 이럴 때 저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분사난(忿思難)’을 언급해요. 분사난은 ‘화를 낼 때, 그 뒤에 생길 어려움을 생각하라’는 뜻인데요. 부모가 욱해서 한 말을 아이는 상처받고 평생 기억할 수 있어요.
일단 부모가 숨을 3초 정도 고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울고불고 할 때 윽박지르려고만 하지 말고 잠깐 아이 입장이 돼보는 거죠. 그러면 이해하는 말이 나와요. ‘OO이가 지금 기분이 좋지 않구나, 우리 잠깐 숨을 고르고, 이야기해볼까? ’라고 말하면, 아이도 약간 진정하게 돼요. 그리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어? 어떤 기분이야?”라고 물어주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그게 끝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같이 이야기 나누는 거죠. 그러면 화를 내더라도 원망과 상처를 남기는 화를 내지 않게 돼죠.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듯 이러한 대처가 당장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는 분명히 “우리 부모님은 나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줬다”라고 기억할 거예요. 그리고 자녀가 다시 부모가 되었을 때, 그 모습을 그대로 본받을 겁니다. 부모가 욱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역지사지, 분사난 기억하시면 도움 될 겁니다.
Q ‘훈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효과적인 훈육법은 무엇인가요?
A 어떤 부모님은 육아가 너무 힘들다 보니, 너무 지쳐서 “그래, 네 맘대로 해!”하고 사실상 방임에 가깝게 내버려 두기도 하고요, 어떤 부모님은 엄격함이 지나쳐서 ‘학대’에 가까운 행동을 ‘훈육’이라고 오해하시기도 하는데요. ‘따단 육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따단 육아는 따듯하되 단호하게 하라는 뜻인데요. ‘너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측은지심과 그래도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단호’함을 함께 가지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통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난득호도’라는 말처럼, ‘부모가 좀 어수룩하게 넘어갈 줄 것은 넘어가 주고, 아이 스스로 부딪치게 둔다’가 때론 답입니다. 다만 아이가 위험에 빠지거나 잘못된 길로 들어서려 할 때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줘야겠지요. 무서워서 따르는 복종보다, 납득해서 따라주는 자발성이 진정한 훈육입니다.
훈육할 때 이 사자성어도 잊지 마세요. 이득이실인데요. 쉽게 얻으면 쉽게 잃는다는 뜻이에요. “체벌이나 고함으로 쉽게 얻은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Q 육아가 어렵고 힘든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이 한마디를 드리고 싶어요. ‘부모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 아니 완벽할 수 없어요. 아이처럼 변수 많고 제 마음대로 하려는 사람이 없지요. 이 자기 맘대로 욕구를 가진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데 어떻게 실수 안하고 잘못 안 하고 키우겠어요. 그러니 부모 자신에게 관대하셔야 해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엄마 아빠도 사람이다’라고 다독이며 가야 해요. 다만 반복되는 실수는 줄여야 하지만요.
육아가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내 감정 에너지가 소진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 ‘하루 10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자’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시간이 어딨어? 라고 할 수 있지만 나를 위해 시간을 내려고 해야 합니다. 아이가 잠들고 난 후 조용히 차 한 잔 마시며 일기를 써도 좋고, 좋아하는 음악 듣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도 좋아요. 요즘 부모님을 위한 필사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긴 세월을 이겨내며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 ‘고전’의 문구나 시 한 구절을 읽고 따라 써보는 것이 큰 위안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남편과 아내, 혹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육아 고민을 나누기만 해도 정서적 부담이 많이 줄어요. 혼자 짊어지지 마시고, 같이 나누면 아이 앞에서 폭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멋진 거만 올려놓는 SNS 보며 ‘나는 왜?’, ‘우리 아이는 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내 멀쩡한 현실이 비참해 보이거든요. 그 에너지를 거실 창밖 내다보는 여유로 바꾸는 게 낫지요. ‘육아를 즐기는 사람’이 가장 아이 잘 키우는 행복한 부모예요. 당장은 힘들더라도 부모가 조금 더 웃으려 애쓰면 아이도 함께 웃게 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도 전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퀸 채널을 통해서 육아에 도움되는 정보를 전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육아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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